비교적 수공예품.
정리되어지기 전, 긴 버전으로- 하여, 문장은 좀 더럽지만...



백남준은 (한국 미술계에서 아직) 죽지 않았다!
약 4달 전, 아트피플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백남준의 죽음을 추도했다. 뉴욕 행 비행기에 급히 몸을 싣고 최고급 장례식장으로 향한 이가 있는가 하면, 국내 분향소에 들르거나 TV·신문에서 쏟아지는 보도를 무심하게 흘려본 이도 있다. 기자는? 본지 3월호 특집 “백남쥰 선생님, 고맙습니다!” 를 편집하면서 고인을 보냈다. 뉴욕 장례식장 사진을 독점으로 확보하고, 아직 정리되지 못한 국내외 자료를 찾아서 연보를 정리하는 등 온갖 수선을 떨며 특집을 만들어내는 것. 그 자체가 ‘art가 고인을 보내드리는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고인을 보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그건 시작이었다! 그 이후 타계 100일을 훌쩍 넘긴 지금까지 백남준에 관한 이벤트와 뉴스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장례식이 끝나기가 무섭게 경기문화재단과 켄 백 하쿠타 사이의 불화설이 돌기 시작하더니, 49재에 맞춰 한국에 들어온 백스튜디오는 ‘49재 퍼포먼스’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지만, 하쿠타와 구보타 시게코, 경기문화재단의 갈등은 극도로 심각해졌다. 지난 5월 9일 100재 행사와 백남준기공식이 개최하면서 한국을 다시 찾은 하쿠타와 시게코, 혹은 백스튜디오와 경기문화재단은 지난 번과 달리 말을 아끼는 듯했지만 양 측 간의 껄끄러운 느낌은 여전했다.
49재 행사와 마찬가지로 봉은사에서 열렸던 100재 행사는 비교적 조용히 치러졌다. 하쿠타는 뉴욕에서 가져온 백남준의 데드마스크를 공개했다. 그런가하면 같은 시각, 백남준미술관 착공식이 경기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 미술관 건립 터(연면적 1695평)에서 열렸다. 시게코 씨를 비롯해 손학규 경기지사, 유홍준 문화재청장, 미술관 건축설계가인 독일의 키르스텐 셰멜 씨 등이 참석했다. 같은 날 봉은사에서 100재 행사를 치룬 하쿠타 씨는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고 했지만, 경기문화재단 측은 이메일과 등기우편을 보냈다는 증거를 내놓았다.
경기문화재단은 현재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이라고 이름 붙힌 백남준미술관을 2008년 개관을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춘일 팀장은 “이제 미술관 건립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확충하는 데 힘을 쏟을 때”라고 말했다. 미술관 직제 구성이 큰 과제인데, 아직 관장 등 구체적인 구성원단을 결정하지 못했지만, 기존의 학예실 위주의 단일 조직은 탈피하려고 한다고. 올 9월 즈음 그 윤곽이 확실해질 테지만, 좀더 역동적인 미술관 운영을 위해 전시·학술·교육 등 전문 분야를 분화시키고, 각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팀 운영제’를 모색하겠다는 얘기다. 또한 2002년부터 계획했던 플럭서스 동인 등 백남준을 기억하는 이들을 상대로 한 비디오 구술 채록 작업을 다시 착수하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한편 경기문화재단은 김홍희 씨를 영입, 고궁미술관에서 〈백남준의 기억-메모라빌리아〉전을 개최했다. 전시장 한쪽 벽면을 브룸스트리트 스튜디오로 완벽하게 재현했고, 경기문화재단이 소장 중인 백남준 비디오아카이브 2285점 중 일부를 상영했다. 전시 개막일에는 심포지움을 개최, 강석희 진중권 유진상 임근준 등이 참여했다.
한편 매년 초여름 밤 캠퍼스를 영상으로 수놓았던 이화여대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EMAF’(5. 22~24)도 올해에는 백남준 특별전을 마련했다. 뉴욕에서 활동 중인 문인희 씨를 큐레이터로 영입, 백남준의 대표작 〈굿모닝 미스터 오웰〉〈글로벌 그루브〉〈일렉트로닉 오페라〉 등을 선보였다.




올해의 에르메스코리아미술상의 주인공은 누구?
대부분의 미술 시상 제도들은 최종 수상자를 뽑아, 그 작가의 전시를 열어준다. 에르메스코리아미술상 역시 처음엔 그러한 심사 방식으로 지난 2000년에는 장영혜, 2001년에는 김범, 2002년에는 박이소, 2003년에는 서도호를 선정, 그들의 개인전을 열어줬다. 하지만 2004년부터는 후보 3팀을 먼저 정해, 동시에 전시를 열게 하고 전시 오프닝 당일, 새롭게 진행한 프로젝트를 위주로 최종 수상자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수상자에게는 2천만 원이라는 미술상 수상금 치고 꽤나 큰 액수를 준다. 하지만 이미 1차 후보 3팀에게 전시 지원비로 1천만 원을 지급하거니와 어쨌든 경쟁 구도로 펼쳐지기 때문에 단 1팀의 최종수상자보다는 후보 3팀의 완성도 높은 전시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적어도 지난 2004년의 박찬경(수상자)-플라잉시티-정연두나, 2005년의 구정아(수상자)-김소라-니키리의 전시는 그랬다. 올해도 역시 이런 방식으로 열려, 올 11월 미술상 수상자가 결정 나기에 앞서 올해의 후보는 누구일까 귀추가 주목된 가운데, 2006년도 에르메스코리아미술상 후보로 임민욱(41), 배영환(38), 김상길(33) 작가가 선정됐다. 누가 추천했을까, 누가 심사를 했을까, 이들은 각각 어떤 작업을 할까… 벌써부터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우선 임민욱 작가를 추천했던 김장언 씨(큐레이터)는 “그의 프로젝트들은 제도적 권위와 관행을 전복시키면서 새로운 문화예술을 실험할 수 있는 사회적 장을 전략적으로 구축하고자 하는 하나의 실험실이 된다”고 평했다. 임민욱 작가는 이번 선정 소식을 듣고 “에르메스미술상이 작가들의 통상적 전시조건에 대해 재고하는 의미를 마련한다고 생각하며 개인적으로 이런 기회가 주어진데 감사드린다. 미술계 내부에서 있기도 했고 없기도 했던 내가 지금까지 수행하고 있는 일련의 작업들과 함께 새로운 관계를 맺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배영환 작가와 김상길 작가를 동시에 추천했던 우혜수 씨(삼성미술관 선임학예연구원)는 “배영환은 현대미술의 많은 특징들을 공유하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들과는 다른 점이 분명히 있다. 예술이 현실과 소통하게끔 하는 여러 가지 코드들, 즉 키치, 차용, 저급문화, 언어, 일상 등과 같은 미술에 있어서의 현대적 요소들을 도입하면서도 그것으로 완성된 작품이 혼잣말을 하듯 섬과 같이 고립되지 않고, 감수성을 즉각적으로 자극하고 의미를 찾을 수 있게 한다”고 평했다. 한편 김상길 작가는 “만약? 길을 잃어버린 의미를 메타언어와 이웃하게하고 길을 잃어버린 의지는 메타하이테크놀러지와 이웃하게 하면, 어떤 동네가 만들어질까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와우산길을 산책하고 있다가 에르메스에서?내가 후보가 됐다고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11월 중순에 전시 오픈을 앞두고 있어 작가-큐레이터 미팅 등 실질적인 진행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더욱이 그 동안 아트선재센터에서 펼쳐졌지만, 올해부터는 도산공원 앞에 짓는 신사옥에서 전시가 열려 그 궁금증은 증폭된다. 원래 6월 20일 완공 예정이었던 신사옥은 내부 사정으로 가을로 미뤄졌다. 더불어 신사옥 3층 전체를 마련되는 전시공간 아틀리에에르메스의 개관도 미뤄졌다. 디렉터로는 김성원 씨가 내정됐으며, 개관전으로는 다니엘 뷔렌 개인전이 준비되고 있다. 한편 에르메스 매장 쇼윈도 디스플레이 프로젝트는 플라잉시티에 이어 배영환 작가가 맡았다.



art in culture 2006년 6월호
2006/06/01 18:11 2006/06/0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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