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0211>


만인보(萬人譜 / 10,000 Lives)
-제8회 광주비엔날레 주제 발표

제8회 광주비엔날레의 주제가 발표되었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11일 마시밀리아노 지오니(Massimiliano Gioni) 예술총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9월3일 개막하는 제8회 광주비엔날레의 주제를 고은 시인의 연작시 ‘만인보(10,000 Lives)’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오니 감독은 주제를 고은 시인의 시집 제목에서 착안한 것에 대해 “올해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이 되는 해이고, 5․18의 정신성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광주비엔날레의 정체성이나 역사성에 비추어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만인보(萬人譜)’는 고은 시인의 시집이기도 하지만 만인들의 삶, 특히 시각예술에 등장하는 온갖 이미지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따라서 올해 광주비엔날레에서는 이미지들이 어떻게 조작되고 순환되며, 훔쳐가고 교환되는 지를 관찰하는 ‘이미지의 일생’에 관한 미학적 담론을 펼쳐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오니 감독은 “20세기 초부터 오늘날까지 활발하게 작업하는 100여명 작가들의 작품을 초청할 것이며, 광주비엔날레를 위하여 특별히 제작된 작품들도 전시작품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인물작품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영역의 미디어작품들을 비롯해 인물에 대한 대체 모형물, 아바타 등 다양한 형식의 재료와 표현들이 등장하게 된다.
지오니 감독은 “대부분의 미술사는 사람이 사람을 바라보는 것에 관한 것이거나 신체를 응시하는 시선, 또는 우리 자신을 대신할 수 있는 것으로 창조된 대상이나 인물들에 관한 것”이라고 피력하면서 “우리는 고대 신화로부터 이미지들이 연인의 그림자를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오늘날처럼 아이콘에 대한 숭배의 병이 지속되는 상태나 이미지에 대한 광적 탐닉의 상태를 광주비엔날레를 통하여 광의의 문화언어로 탐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만인보’는 고은 시인이 1980년대 민주화 운동으로 투옥되었을 때부터 쓰기 시작하여 최근에 완간을 앞두고 있는 그의 대표작이다. 그 내용은 시인이 전 생애를 통하여 만난 인물들이 실명으로 거론되며, ‘인류애의 백과사전’으로도 불리고 있다.
최근 고은 시인은 광주비엔날레재단 이용우 상임부이사장과 지오니 감독을 만난 자리에서 “만인보의 취지와 광주비엔날레가 잘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제8회 광주비엔날레와 관련하여 도울 일이 있으면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하였다.



 


<참고자료 1>


시인 고은과 ‘만인보(萬人譜)’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고은은 1933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났다.
1958년 현대문학에 ‘눈길’, ‘봄밤의 말씀’ 등을 발표, 문단에 나온 시인은 한때 승려의 삶을 살기도 했다.
문인으로서 삶과 함께 그는 항상 현실을 도외시하지 않는 행보를 보여왔다.
1970~80년대 민주화운동으로 수차례 옥고를 치렀을 뿐만 아니라 구금, 가택연금 등을 반복했다.
특히 1980년 5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일으킨 쿠데타에 저항하고 광주민주화운동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내란음모, 계엄법 위반 등의 죄목으로 육군교도소에 수감, 죽음 직전의 극한 상황을 체험했다. 군법회의에서 20년형을 선고받고 독방에 감금된 시인은 ‘미치지 않기 위해’ 그가 아는 모든 이의 얼굴들을 머릿속에 그리기 시작했다. 연작시 ‘만인보(萬人譜)’는 그렇게 탄생했다.
감방의 어둠 속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시인은 그의 어린 시절 마을에서 시작해 역사적 인물과 문학계 인사들, 그가 만난 모든 사람들을 포함할 아주 긴 시, 또는 연작 시집을 구상했다. 죽음에 대한 공포 앞에서 그가 만난 이들의 얼굴을, 그 이미지들을 기억하며 살아남았던 것. 그는 1982년 석방된 이후 1986년에 출판된 ‘만인보’ 1권을 시작으로 필생의 역작을 집필해 나갔다.
‘시로 쓴 인물사전’ 혹은 ‘시로 쓴 민족의 호적부’라 일컬어지는 ‘만인보’는 세계 최초로 사람만을 노래한 연작시로도 유명하다. 특히 작가가 유년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만났던 특정 인물들을 실명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 큰 특징으로 영어, 독일어, 스페인어, 스웨덴어 등 7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 출간됐다.
‘만인보’는 25년여의 집필기간을 거쳐 올해 2월말께 3천800여편, 30권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지난해 말 탈고한 마지막 원고는 80년 광주민주화운동기와 역사적 인물들을 주제로 쓴 시들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02/12 00:12 2010/02/12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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